미국, 인텔에 ‘파격적’ 보조금
재벌특혜, 부자감세 올가미에 고립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반도체 세계대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 K반도체는 정부 지원 없이 산업 스파이에 의해 기술, 인재 유출에 쫓기는 신세다.
미국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인텔 공장을 찾아가 보조금과 대출금 등 195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며 파운드리(위탁생산) 추격을 독려했노라고 보도됐다.

2022년 5월 20일,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2년 5월 20일,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각국 보조금 경쟁 글로벌 반도체 대전


미국 정부는 곧이어 삼성전자 60억 달러, 대만 TSMC 5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미국 내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삼성과 TSMC에 대한 지원금이 인텔과 비교할 때 너무나 약소한 것 아닐까.

미국이 자국 반도체 기업에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은 공개적인 자국 산업주의를 강조한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인텔은 이 같은 배경하에 기존 공장을 확장하고 신규공장을 건설하여 파운드리 2위로까지 추격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미국 중심의 기술과 공급망 확보를 위해서는 195억 달러에 이어 제2의 칩스법을 제정, 추가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보면 삼성과 TSMC도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결국은 인텔 등 미국 기업에 의해 밀려나게 될 운명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반도체 기술의 원조국이란 자부심 아래 한국과 대만이 앞서가고 있는 기술을 미국으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기술수출을 철저히 규제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보호주의에 맞서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거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기존 63조의 국가 펀드에 30조 원을 추가 조성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산업의 영광을 부활시키겠다면서 거액의 보조금으로 TSMC 공장을 유치, 최근 화려한 준공식 행사를 가진 바 있다. 일본은 18조 원의 1차 지원금에 이어 2차 지원금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기술, 인재 유출에 쫓기는 ‘고립무원’ 지경


이 같은 글로벌 반도체 최강전에 K반도체는 어떤 입장인가. 윤석열 정부가 발족하자마자 반도체 산업이 국가 전략자산이라 규정하고 최고 수준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껏 지난해 3월 입법한 K-칩스법에 의한 시설투자액의 15% 세액공제 지원 외에 아무런 혜택이 없었다. 그나마 K-칩스법은 한시법으로 금년 말이면 시효가 끝난다.

최근 4.10 총선 정국하에 여야 당이 공약을 통해 K-칩스법의 연장과 각종 규제개선을 약속했다. 그렇지만 보나마나 재벌특혜, 부자감세 연장이냐는 논란이 재연되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미국과 일본 등이 자국 반도체 산업을 끔찍하게 지원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K반도체는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SOC 지원에서부터 용수와 전기 공급이 제대로 안 돼 투자기업이 얼마나 고통을 겪고 있는가.

K반도체는 메모리 분야의 경우 세계 최강을 자부할 수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매우 열세라고 비교된다. 지금 진행 중인 글로벌 대전에서 시스템 반도체를 이겨야 진정한 글로벌 최강국이 될 것은 물론이다.

이런 측면에서 각국이 거대한 보조금 지원으로 무한경쟁할 때 K반도체는 거의 고립무원 지경 아니냐고 비교된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술과 인재를 노리는 산업 스파이에 쫓기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도 타격을 입는 지경으로 비친다.

얼마 전 반도체 세정공정기술 유출사건이 있었고 아예 한국 반도체 공장을 몽땅 복제해 가겠다는 범죄도 적발됐다.

미국과 일본이 K반도체 고급 두뇌를 노리고 있다는 사건도 들통난 바 있었다.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핵심 임원이 미국 파운드리 마이크론으로 이직하려다가 법원에 제소하여 제동이 걸린 사건이 있었다. 계속하여 인텔은 한국의 파운드리 인재를 노리고 마이크론은 HBM 인재를 뽑아가겠다는 시도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여기에다 일본도 반도체 부활을 위해 파운드리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국가 핵심기술자 자긍심을 높여줘야…


반도체 글로벌 대전이 K반도체 인재 쟁탈전으로 나타난 모양이다.

삼성전자 통합 R&D 조직인 삼성리서치 임원 가운데 사장, 부사장급 등 핵심 요원 5명이 지난해 사직하고 미국 기업으로 취업했다고 한다.

삼성리서치는 AI를 비롯하여 로봇, 데이터과학 등 핵심기술 연구 부문으로 미국 반도체 기업이 국내보다 높은 연봉에다 자녀들의 진학 관련 특혜 등 유리한 조건으로 유치하려고 시도하는 모양이다.

삼성전자의 2022년 기준 이직률이 12.9%로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와 6.7%보다 월등히 높다는 통계도 기술과 인재 유출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삼성과 TSMC의 연봉을 비교하면 오히려 삼성이 높은 편인데도 왜 이직률이 더 높을까.

전문가들은 K반도체 기술과 인재 유출을 막는 것이 국부와 국력을 지키는 길이라고 지적한다.

우선 당면한 산업 스파이 대책으로 국가 핵심기술 유출을 중죄로 다스리게 양형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사전 예방대책으로 처우개선 등도 강조한다.

반도체 설계에서부터 소재, 부품, 장비 등 전 분야별 최고 인재는 국가 핵심 기술자로서 자긍심을 갖도록 배려해야 한다. 바로 국가의 명운을 짊어지고 있다는 사명감을 높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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