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대한항공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항공업계가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암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당분간 실적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기화되고 있는 '일본 불매' 운동과 '홍콩 민주화 시위'에 공급 과잉까지 겹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된 항공사 중 대한항공을 제외한 5개사가 4분기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4분기 영업이익은 4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785.2%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만 놓고 보면 큰 폭의 회복세지만, 연간으로 놓고 보면 전년 대비 70.2% 감소한 191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4분기 868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적자 폭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지만, 올 들어 1분기(72억 원)를 제외하고는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항공은 323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진에어(-239억 원), 에어부산(-111억 원), 티웨이항공(-209억 원) 등은 전년보다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노선이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일본으로 가는 하늘길은 이미 반토막 난 상황이다. 지난 7월을 기점으로 국적 항공사 여덟 곳의 삿포로 노선은 주당 68편에서 32편으로 급감했다. 후쿠오카 노선도 주당 49편에서 22편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일본 노선이 전체의 절반(46%)가량을 차지하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타격이 더 큰 상황이다.

민주화 시위가 6개월간 이어지면서 관광수요가 감소한 탓도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6~10월 인천~홍콩 노선 여객은 123만909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2만2715명보다 12.91% 줄었다. 이는 지난 6월 초부터 이어져 온 홍콩 시위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불매운동으로 일본 수요가 급감한 항공사들은 홍콩발 악재까지 겹치며 단거리 노선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공급과잉도 한 몫하고 있다. 국적 항공사는 대형항공사 2개, 저비용항공사(LCC) 6개 등 총 8개사에서 최근 플라이강원의 취항으로 9개사로 늘어났다. 여기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이 내년 취항하면 11개사로, 공급 과잉에 따른 업황 부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항공사들은 올 마지막 성수기 연말을 앞두고 여행객들을 붙잡고자 여러 특가 상품을 내놓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분위기 반전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사들의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한일 갈등 장기화, 홍콩 정세 불안 등 대외요인이 좋지 않다”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출국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4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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