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TV>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가 한미약품에서 도입한 당뇨 치료 주사제인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자체 출시하는 대신 판매 파트너사를 찾는다는 소식에 한미약품의 주가가 이틀째 하락세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권 이전으로 출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전일 6.88% 하락에 이어 이날도 1.34%(4000원) 내린 29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 인해 한미약품의 주가는 약 두 달 만에 30만 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10일 파트너사인 사노피가 현재 진행 중인 5건의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을 마친 후에 글로벌 판매를 담당할 최적의 파트너를 물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사노피 측의 이번 결정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성공적인 상용화 및 판매를 위한 것”이라며 “약품의 효능이나 안전성과는 무관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9일(현지시간) 폴 허드슨 사노피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신임 CEO의 사업계획 및 전략’을 통해 당뇨와 심혈관질환 분야의 새로운 연구개발(R&D)을 중단하고 암·혈액질환·희귀질환·신경계질환 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선택이다. 다만 사노피 측은 글로벌 임상 3상을 완료한 뒤 파트너를 찾겠다고 전했다.

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여러 임상 3상 프로그램 완수에 전념할 것”이라며 “한미약품과 공고한 파트너십을 지속 유지하면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015년 말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사노피에 3조70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바 있다. 이는 GLP-1계열 당뇨병 치료용 주사제로, 기존 주사제가 1일 1회 투여인 데 비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투여 주기를 주 1회에서 최장 월 1회까지 연장시켰다.

증권업계에서는 사노피의 R&D 우선 순위 조정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출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신약 가치가 하락했다고 관측하고 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3상 결과는 2020년 하반기에나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의사 결정이 약효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은 아니다”라면서도 “새로운 마케팅 파트너사가 전해지기 전까지 시판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판단된다”며 신약 가치를 기존 1조9791억 원에서 70% 할인한 5937억 원으로 적용했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차지하는 사노피의 높은 영향력이 점유율 가정에 반영돼 있었고, 허가 이후 파트너십에 대해서 존재하지 않았던 불확실성이 생겨났다”며 “미래 점유율에 대한 전망을 보수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그럼에도 사노피가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은 끝까지 마무리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사노피가 판단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가치가 크게 부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노피는 임상 3상 완료 후 2021년 신약 허가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판매사 변경 결정과 관련해 분명한 것은 기술이 반환된 것도 아니고 임상이 중단된 것도 아니다”라며 “오히려 당뇨 관련 영업조직과 네트워크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판매사로 판권을 넘기는 것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해 바람직한 일”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반환에 대한 우려가 항상 존재해 왔었으나 이번 판매사 변경으로 불확실성이 일단락되며 한미약품에 더 이상 잔존해 있는 악재는 없다”며 “포지오티닙 임상 2상 결과 발표와 LAPS-Triple agonist의 임상 1상 완료 이후 기술 이전에 대한 가능성 등 한미약품에 기대할 수 있는 R&D 모멘텀이 여전해 오히려 저점 매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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