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올 들어 보험업계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이 이중고에 시달리며 실적 개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3뿐기 손보사들은 평균 27.8%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금융당국과 업계의 보험료 인상을 두고 실랑이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한화손보·롯데손보·흥국화재·NH농협손보 등 9개 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5021억 원으로 전년 동기(6950억 원) 대비 27.8%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상·하위권 상관없이 전 손보 업계에 나타났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3분기 순익이 지난해 보다 32.6% 줄었다 DB손도는 19.2%, 현대해상도 28.3% 감소했다. 그나만 KB손보 순익이 7.0% 줄어드는데 그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3분기 209억 원의 순익을 거뒀으나 올 3분기 54억 원의 적자로 돌아섰고 한화손보는 14억 원을 기록하면 지난해의 24분의 1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순익의 반톡막 수준인 91억 원에 그쳤다.

다만 NH농협손보는 지난해 3분기 177억 원의 적자에서 올 3분기 19억 원 적자로 손실 폭을 줄였다. 특히 NH농협손보는 농작물·가축재해보험 등 정책보험을 판매하는 가운데 올해 폭염 등으로 인한 피해가 지난해보다 상대적으로 적어 적자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개 손보사 중 메리츠화재 만이 채권 매각 이익 등으로 인해 투자 영업 이익이 3분기 3627억 원을 기록 전체 순이익이 늘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 역시 보험영업에서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케어 반사이익 보다 풍선효과 컸나

이 같은 실적 급감에 대해 업계는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의 손해율이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자동보험의 경우 자동차 정비공임 상승을 비롯해 추나요법 추가 등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보험료에 재대로 반영되지 못하면서 손해율이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실제 10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가집계에서 빅 4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손해율이 각각 97.6%, 97.0%, 98.5%, 98.5%를 기록하며 손해율 100%에 육박했고 자동차보험을 축소하며 사업개편으로 선방해왔던 메리츠화재 마저 10월 들어 손해율이 90.3%를 기록하며 적정 손해율(77~78%)을 넘어섰다.

장기위험손해율도 최근 100% 문턱까지 올랐다. 현대해상의 경우 1년 만에 86.6%에서 95.6&로 치솟았고 메리츠화재는 92%, DB손보도 87.3%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기보험에서 실손의료보험이 손해율이 보험사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해상은 3분기 자동차 손해율이 지난해에 비해 7.4%포인트 올랐지만 장기보험의 위험손해율은 11.9%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업계는 일명 건강보험의 보장성의 강화한 ‘문재인 케어’의 부작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는 문제인 캐어로 의료 이용이 전반적으로 늘어났을 뿐 아니라 건강보험에서 보장해주지 않는 비급여 항목 진료가 늘어나 손해율이 급증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일부 병원에서는 급여 항목 증가로 인해 감소한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비급여 항목을 늘리고 있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는 체계적인 비급여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손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우량 채권 매각을 통해 수익을 보전하고 있어 수익 전건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등은 채권처분이익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인 상태고 DB손보 역시 이익 규모가 절반으로 줄었다.

이에 대해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유 채권 매각을 통해 이익을 보전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실적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보유 이원을 하락시키는 선택”이라고 지적하며 “자칫 장기 이익 체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5일 2020년 손해보험업계 전망을 통해 “2020년에도 보험영업지표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동차손해율은 –2.5%포인트 개선이 예상되나 장기위험손해율은 2.3%포인트 상승될 수 있다”고 내다봐 개선을 기대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보험료 산정 앞두고 책임공방 '과열'

한편 손보업계가 3분기 실적 급감 등의 이유로 문제인 케어를 들고 나온 것에 대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정책연구원과 보험연구원이 실손 급증 배경을 두고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14일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보도자료에 대한 설명자료’를 통해 실손보험 손해율 급등이 문제인 케어 정책 시행 이후 진료 횟수가 늘어나면서 실손보험이 감당해야 할 비급여 진료비가 따라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건보공단 정책연구원은 지난 12일 손해율 상승과 문제인 케어는 서로 연관이 없으며 외려 보험사가 건보 보장성 강화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양측은 2011년~2017년 건보 보장률과 실손보험 손해율 통계 분석을 비롯해 손해율 산정 방식의 적정성, 반사이익과 풍선효과 등에 대해서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진료비 관리 측면에서 보면 사실상 건보와 보험사들의 입장이 같은 셈이다. 양측이 다투기 보다는 생산업인 해법을 도출하는 데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업계는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문제인 케어 실시로 실손보험금이 6.15%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올해 손보사들의 실손보험료 인상을 억제하는 주요 근거가 됐다는 점에서 보험료 산정을 위해 주도권 싸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