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양행의 뉴오리진 매장 전경. (사진=뉴오리진)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제약업계가 신약 개발에 따른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와 계속되는 약가 인하 등으로 수익성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사업이 새로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새롭게 등극하고 있다. 이들은 의약품 개발·생산으로 얻은 기술력을 활용해 의학적으로 검증된 의약품 성분을 넣은 기능성 화장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화장품(cosmetics)과 의약품(pharmaceutical)을 합한 신조어인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라는 시장이 뜨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5000억 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국내 화장품 시장(약 13조 원)의 약 4% 수준이다.

실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헬스 앤드 뷰티 스토어 '랄라블라'에 따르면 올해 1~7월에 코스메슈티컬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늘었다.

동아제약은 최근 화장품 브랜드 ‘파티온’을 론칭했다. 제품 라인은 노화나 여드름 흉터 등을 관리하는 흔적 케어와 보습 케어, 남성 스킨케어 등 3가지로 구성했다. 대표 제품 ‘박카스’의 타우린 성분을 화장품에 적용했으며 20~30대를 대상으로 화장품 브랜드를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동화약품은 오는 24일 서울 삼성동에 첫 개장하는 한국 세포라 매장에 화장품 브랜드 ‘활명’을 입점시키며, 국내 화장품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세포라는 루이뷔통에헤네시 그룹이 전세계 33개국 주요 거점지 등에서 23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이다.

활명은 생약 성분을 담은 고급 화장품을 지향하며,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나 LG생활건강의 ‘후’를 상대로 경쟁할 계획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은 2년 전 시작했으나 면세점 등으로만 판매해 국내 매출이 미미했다”며 “이번 세포라 입점 후 중저가 화장품 라인도 곧 출시하며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찍이 관련 시장에 진출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제약회사들도 있다.

지난 2015년 ‘마데카 크림’으로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 동국제약은 지난해 화장품 부문에서 매출을 약 540억원 기록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화장품 비율이 16%다. 올해 상반기에도 약 400억 원의 매출을 거두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동국제약은 화장품 원재료의 생산설비를 확대하고,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와 ‘마데카21’의 제품을 부스팅 포뮬러, 팩, 앰플, 토너, 팩트, 클렌징 워터 등으로 넓히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4월 화장품과 먹거리 등의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 ‘뉴오리진’을 론칭하고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뉴오리진 사업부를 분리해 자회사 유한건강생활에 양도했다. 화장품 등의 사업 전문성과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특히 뉴오리진은 기존 유통망 대신 단독 매장을 오픈하며 승부를 걸고 있다.

이외에도 일동제약 '퍼스트랩', 대웅제약 '이지듀', 동성제약, 광동제약 등이 화장품 사업에 진출,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중소제약사들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제약회사들의 화장품 사업은 사업 다각화와 함께 의약품보다 수익률이 좋기 때문이다"라며 "신약 개발에 많은 시간과 투자가 있어야 하지만 화장품은 기존 노하우를 응용해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발생된 수익으로 신약 연구개발에 투자를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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