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Oil>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S-Oil이 3분기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회복세를 모이고 있다. 정제마진 상승 및 1분기 시작된 정기보수의 종료로 불확실성이 제거됐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2020년 시작될 ‘IMO 2020’이 순수 정유사인 S-Oil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시행하는 ‘IMO 2020’은 선박용 연료의 이산화황(SO2)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 이하로 강화하는 규제다. 규제의 시행으로 해운사들은 선박 연료를 고유황유에서 저유황유나 선박용 경유, 액화천연가스 등으로 대체해야 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Oil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91%(900원) 오른 9만9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S-Oil은 올해 초부터 업황 악화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8월 중 종가 기준 8만5100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최근 10만 원대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 이후 현재는 10만 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S-Oil의 주가가 10만 원을 넘은 것은 지난 3월 이후 반년만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 차질로 중유 생산이 감소하면서 고유황연료유의 마진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고 9월 사우디 아람코 피폭 사태 이후 유가와 정제마진이 급반등하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 상승으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분기 대비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주로 정제마진 상승 및 정기보수 기회비용 소멸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S-Oil은 휘발유·경유 중심의 정제마진 개선으로 4분기 실적 개선 폭이 클 것”이라며 “다른 정유업체들은 고유황유이 마진 둔화로 전체 마진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나 S-Oil의 경우 정제 마진 1달러 개선 시 분기 영업이익이 500∼600억 원 개선되는 효과가 있는데 현재 마진이 지속되거나 추가 개선이 될 경우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지난주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0.1달러로 일주일 만에 0.1달러가 올랐다. 특히 휘발유·납사 마진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IMO 2020’을 앞두고 등유·경유로 일드(Yield) 변경이 휘발유 공급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이 85.7%로 연중 최저치를 시현하며 재고 감소가 나타난 점도 휘발유·납사 마진이 강세를 보인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S-Oil이 IMO 2020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며 4분기로 갈수록 규제 효과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연주 연구원은 “대부분의 선사들이 10월부터 IMO 규정에 맞는 저유황유 재고를 축적하기 시작하고 11∼12월로 갈수록 재고 축적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선박들도 탈황설비(스크러버)를 설치하고 있으나 공간 부족 등으로 설치 기간이 늦어지면서 10월 초 기준 스크러버가 장착된 선박 비중은 톤수 기준 15% 수준에 불과해 대부분의 선사들은 저유황유 사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4분기에 S-Oil은 높은 실적 개선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에서도 S-Oil은 “순수 정유사로 정제마진 개선 시 주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벙커유 비중이 0%로 IMO 2020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민석 연구원도 “순수 정유업체로서 IMO 관련 수혜에 대한 레버리지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됨과 더불어 하반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도 “IMO 2020 시행을 앞두고 4분기 수요 증가로 인한 디젤 가격 상승과 2020년 정제설비 신증설 감소에 따른 수급 밸런스 개선이 2020년 정제마진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며 “IMO 시행을 앞두고 4분기부터 일부 해운사들의 저유황유 및 선박용 경유 구매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MO 2020 시행에 앞서 고유황유 재고 소진 및 벙커링 유종의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4분기 벙커유 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다”며 “벙커유 비율이 높은 싱가포르 정제마진 약세가 예상되고 대체 유종인 디젤의 가격 상승을 염두에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IMO 2020 시행을 앞두고도 이슈에 대한 움직임이 크지 않아 이에 대한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더욱이 정유공급과잉의 지속이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봤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원유 수요에서 조선과 비슷한 비중인 디젤 승용차에서는 반대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 IMO 2020이 경유 수요 상승을 견인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정유업종의 주가 프리미엄도 반대 급부의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연간 4%가량의 정유공급과잉이 2023년까지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단기 정유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여전히 시장은 정유에 긍정적인 관점을 보유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펀더멘탈 대비 고평가된 주가 상황에서 큰 폭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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