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10월 10~15일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입찰 접수…참여 의사 단 1곳뿐
-자본건전성 논란에 핀테크 업체들 금융업 진출에 난항…규제혁신 갈등만 키운 꼴

▲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규제혁신 대표 사례로 꼽히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올해 추가 예비인가 계획을 내세웠지만 출전 선수 품귀 우려까지 나와 흥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특히 올초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핀테크 업체 토스마저 불참의사를 내비치면서 혁신 대신 갈등만 남게 됐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를 운영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 현장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증권업 진출을 준비 중인 가운데 금융당국이 우리가 수행할 수 없는 안을 제시했다”면서 “수백억 원을 투입하고 인재도 채용했지만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며 불만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 대표는 또 “특별한 규정에 따른 게 아니라 정성적 이슈”라면서 “증권업 진출을 막는 문제가 인터넷은행에도 똑같이 적용돼 이대로라면 이 분야 진출도 멈출 수밖에 없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전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토스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자본 적정성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자본금 구조가 금융회사를 운영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 이들이 어려움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비바리퍼블리가 자본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RCPS는 채권처럼 만기 때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을 갖고 있는 주식이다. RCPS는 투자자가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에서는 진정한 자본으로 볼 수 없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토스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꼭 증권업과 인터넷은행 진출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관련해서 어려움을 토로하다보니 다소 발언이 극적으로 보였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지금은 증권업·인터넷은행업에 진출하기 위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정도로 인식해 줬으면 한다”며 말을 아꼈다.

핀테크 후퇴에 인터넷銀도 시들

하지만 이 대표 발언의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앞서 토스가 주축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토스뱅크는 올 상반기 예비인가 전에서 자금력을 제외하고 혁신성을 두고서는 합격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상반기 예비 인가전 결과 발표 이후 토스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마감을 한 달도 안 남긴 상황에서 토스마저 불참가능성을 거론해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는 사실상 물 건너 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더욱이 상반기 도전장을 내밀었던 키움증권 주도의 키움뱅크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 관련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또 상반기 이들 컨소시엄에 참여한 금융그룹을 비롯해 대기업들도 현재 별다른 관심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현재 운영 중인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정상 운영을 위한 해법 찾기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 여전히 주주들 간에 증자에 관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휴업상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올초 KT의 대주주 진입을 전제로 추진하던 5900억 원 가량의 유상증자가 불발된 것이 큰 타격을 입혔다. 또 KT의 대주주 진입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향후 자본 확충에 대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한국카카오은행)는 케이뱅크에 대비 사업여건이 양호하다. 올 상반기 대주주적격성 심사 논란을 마무리하면서 이르면 올 하반기 또는 2020년 상반기까지는 카카오가 대주주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역시 예상과 달리 순탄치 않은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들도 조속히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카카오와 현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 간의 지분 정리가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당국 승인으로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34%까지 확보를 위해 콜옵션행사로 한투금융지주로부터 지분 16%를 넘겨받기로 했다.

이에 한투금융지주는 금융지주사법에 따라 나머지 카카오뱅크 지분(31%+1주)을 50%이상 또는 5% 이하로 보유해야 한다. 

문제는 한투금융지주가 나머지 지분을 핵심계열사에 매각하기 위해 한도보유초과 심사 통과가 필요하지만 공정거래법 위반 이슈가 걸려있어 아직까지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투금융지주 측은 검토 중인 단계라고 해명할 뿐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뱅크 올 상반기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16.9%포인트 하락한 64.5%를 기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 측은 중금리대출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자본 확충 없이 대규모 대출 확대가 이뤄질 경우 자존적정성 비율이 떨어지는 고민도 발생해 대주주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임직후 은 위원장 해법 마련 전전긍긍

이처럼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예비인가 흥행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금융당국도 난감한 표정이다.

특히 지난 9일 취임한 은성수 신임 금융위원장은 곧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진행해야 하는 입장에서 난처하게 됐다.

앞서 은 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인터넷은행법 통과 이후 (추가인가) 속도가 늦거나 성과가 낮은 부분을 공감한다”면서 “인터넷은행 활성활 등 진입장벽 완화와 경쟁 촉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작심한 듯 금융당국을 향해 불만을 드러내면서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활 과제를 두고 관심을 쏟겠다던 은 위원장은 당장 토스의 참여를 이끌어 낼 만큼의 해법을 내놔야 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달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다시 공고를 내고 오는 10월 10일부터 15일까지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한다.

이후 60일 이내에 예비인가 결정이 내려지게 된다.

금융위는 최대 2곳까지 인가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심사 기준도 종전과 동일하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잔)만 아니라면 누구라도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

현재 예비인가에 도전장을 내민 곳은 ‘소소스마트뱅크준비단’ 단 1곳에 불과하다. 이들은 사잔법인 서울시소기업소상공인엽합회, 전국패션소상공인연합회 등으로 이루어져 지난 9일 발대식을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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