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그룹 세계 본사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지난 7월부터 확산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방법도 발전해 정교해 지고 있다. 단순히 일본 제품을 벗어나 원재료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산 원료 사용이 많은 화장품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다만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원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의존도가 크게 낮아졌고 국산화가 이뤄졌다는 것이 위안이 되고 있다.

22일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일본에서 수입한 화장품 원료는 1억3489만 달러(1633억 원) 규모로 전체 화장품 원료 수입 물량의 23.5%를 차지한다. 일본은 화장품 원료 강국으로 우리나라도 한때 일본산 원료 수입 비중이 50%를 넘었지만, 현재에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대표적인 일본 원료는 피부 미백 성분인 알부틴과 자외선 차단제(선크림)에 쓰이는 이산화티타늄 분말과 세안제에 쓰는 부틸렌글라이콜, 마스크팩 시트, 향료 등이다. 이중 이산화티타늄 분말의 경우 국내에 대체 원료가 없어 일본산을 주로 쓴다.

갈수록 확산되는 불매운동에 따라 국내 화장품 업계도 일본 원료의 대체재 모색을 고심하는 추세며 일부는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체 기술연구원을 통해 알부틴을 대신할 미백 기능성 소재를 개발해 자체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미백 원료로는 멜라솔브, 닥나무추출물, 유용성감초추출물, 셀레티노이드, 흰감국추출물, 삼백초추출물, 백화사설초추출물 등이 있다. 특히 멜라솔브는 미백에 기미·검버섯을 개선하는 효과가 더해져 피부를 투명하게 한다는 입소문을 타고 해외에서 더 유명한 소재다. 색소 침착을 개선하는 이 원료는 헤라 화이트 프로그램 라인에 주로 쓰인다.

닥나무추출물과 흰감국추출물은 한국 토종 식물인 닥나무와 감국(약용 국화)에서 발견한 성분이라 의미가 크다.
아모레퍼시픽은 두 식물에 미백 효과가 있다는 것을 처음 발견·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미백 기능성 소재로 등재했다.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전문업체 코스맥스 역시 자체 연구소인 '소재 랩'을 통해 화장품 핵심 소재를 개발함으로써 일본 원료 비중을 전체 10%까지 낮췄다. 지난해에는 노화를 억제하는 항노화 유익균인 마이크로바이옴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아울러 자외선 차단제 원료인 티타늄옥사이드, 산화아연 등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독자적인 입자 코팅 기술과 분산 기술을 확보했다.

또다른 ODM 업체인 한국콜마도 일본 SK-Ⅱ 피테라 에센스에 들어가는 곡물 발효 성분과 이산화티타늄 분말을 대체할 수 있는 징크옥사이드를 자체 개발했다.

한편 불매운동 여파구 국내 화장품 업계가 활기를 띄고 있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국산 중견·중소 화장품 기업의 특정 제품 매출이 전월 대비 최대 80%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장품이라는 제품 특성상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이다 보니 품질이 좋은 일본산을 쓰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를 대처할 수 있는 국산 원료의 개발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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