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보복태풍, 미, WTO 개도국 혜택 중단
북 미사일, '미국 위협 없다' 공개 '면죄부'

동맹 멀어진 안보 '고립무원'
'숨 막히는' 경제전쟁 심화
일, 보복태풍, 미, WTO 개도국 혜택 중단
북 미사일, '미국 위협 없다' 공개 '면죄부'
▲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 회의장에 한국 팻말과 일본 팻말이 배치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우리의 긴박한 외교․안보 전선에 전통적인 동맹과 우방국이 떠난 외톨이 신세에다 일본의 무역보복에 이어 미국발 WTO 개도국 혜택마저 중단된다니 ‘숨 막히는 사면초가’ 상황 아닌가.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의 미사일 발사를 ‘작은 것 하나’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공개 두둔발언 했으니 김정은이 기고만장할 노릇 아닌가.

일본발 보복진행중, 미국발 WTO 혜택중단


트럼프 대통령의 언변이 거침없는 것으로 여러 번 관측됐지만 북의 대남도발용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에 대한 경고가 아니니 문제되지 않는다”고 공개 면죄부를 발급했으니 한․미동맹 관계를 잊은 채 김정은을 두둔한 셈 아닌가.

북은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하면서 아예 ‘남조선 당국자’를 겨냥한 무력시위라고 선언하며 “경고를 무시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라”고 협박했다. 이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매우 일반적인 일’이라고 덮어버렸으니 김정은이 얼마나 싱글벙글 할까. 트럼프는 자신의 선거 전략이 우선이라는 듯 ‘김정은과 좋은 사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지 않았는가.

여기에 다시 중국을 겨냥한 무역전쟁의 일환인 듯 ‘WTO 개도국 혜택’ 중단론을 끄집어냈으니 우리에게도 충격이다. 트럼프는 “부자나라가 특혜를 누리기 위해 개도국이라 자칭한 나라들”로 G20, OECD 회원국 및 세계은행 분류 고소득국 등을 지목했으니 우리나라도 꼼짝없이 해당되리라는 예측이다. 대체로 중국을 위시하여 홍콩, 싱가포르, 터키, UAE 및 한국이 포함된다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WTO 차원에서 90일 내로 이에 관한 진전이 없을 경우 미국이 일방적으로 개도국 혜택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경우 관세 혜택 외에 농업부문 보조금이 문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제는 일본발 수출규제 파장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과정에 미국발 WTO 개도국 혜택 중단론이 겹쳤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보기엔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전통적인 혈맹관계보다 방위비 분담이 우선이고 북한에 의한 한국의 위협보다 자신의 대선 전략이 우선”이라는 점이 분명한 메시지가 아닐까 싶은 것이다.

집권 2년간 겹치고 쌓인 외교, 안보무능


일본의 수출규제 보복 조치는 결국 WTO 제소로 가야할 상황이지만 동시에 일본정부와 외교적 협상마저 어려운 국면으로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정부의 항의와 교섭 제의에도 불구하고 일본 각의는 8월 초에 화이트리스트 국에서 한국을 제외할 방침이라고 거듭되고 있으니 마치 ‘태풍의 예고’나 다름없다.

정부가 미국에 대해 일본과 무역분쟁의 중재, 조정역을 부탁했지만 부정적인 응답으로 돌아왔다.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의원회의에서도 한․일간 공방전으로 끝났다는 소식이다. 이 모임에서 한국측은 징용배상 판결에 대해 무역보복 조치를 발동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지만 일본측은 “한국은 정부간 위안부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신뢰할 수 없는 나라”로 규정하고 “전략물자 통제 조치는 WTO 제소 문제가 될 수 없다”고 항변했다니 결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상황까지 각오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비관적인 상황이다.

일본 각의가 이를 결정하게 되는 8월 2일엔 방콕에서 아세안지역 안보포럼이 열려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렇지만 일본이 끝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삭제, ‘안보우호국’이 아니라고 규정한 상황에서 어떤 대화와 협상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미국의 경우 여전히 “한․일 양국간 무역분쟁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 수 없다”는 입장이니 적극적인 중재역을 기대할 수도 없지 않는가.

이래저래 ‘사면초가의 숨 막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촛불정권 2년간 겹치고 쌓인 외교, 안보 무능과 무책임 결과라고 반성하지 않으면 길이 없다고 생각된다. 대북정책 엉터리였고 한․미동맹, 한․일 외교도 소홀하고 무사안일 했다. 문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교부 장관이 뭘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지경이다. 정권 차원의 이념과 색깔보다 국가안보와 국익이 월등 소중하다는 자세가 아니라면 집권할 자격이 없다고 단언한다.

과연 외교협상 환경 노력했는가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휴가를 반납했다고 크게 보도됐지만 결코 뉴스거리가 되지 못한다. 외교, 안보상 위기가 연속되고 무역과 경제전쟁으로 국익이 벼랑 끝에 걸린 비상상황에 대통령이 한가하게 휴가를 누릴 권한이 없다고 본다.

대통령이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해 부당성을 지적, 경고하면서도 외교협상으로 해결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당․청이 외교환경을 조성해 왔는가. 청와대와 민주당이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규정하고 항일전을 선도하지는 않았는가. 끝내 일본 각의가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강경일변도로 가고 있다. 솔직히 여기까지 이른 상황을 일본에게만 돌리려는가.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의 영공침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이 아무런 동기 없이 빚어진 사태일까. 한․일 관계의 파탄, 한․미동맹 관계의 소원에다 친북위주의 대북정책 등의 복합 아닐까.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가 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결의 위반이라며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비해 전통적 혈맹국인 미국 대통령은 “북의 단거리미사일이 미국까지 도달하지 않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성명했다. 과연 문 정부의 대미외교가 살아 있다고 보는가.

지난 주말 광화문에서는 한국진보연대, 민노총 등 강성 촛불세력들의 반일, 반미, 친북 대회가 요란했다. 곳곳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제1 야당을 친일 집단으로 몰아 해산하라는 목소리도 퍼져 나왔다. 이들 모두가 문 정권의 이념과 색깔이 빚은 난동사태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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