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동에 이사한 웅갤러리, 본화랑, 브루지에-히가이 갤러리...개성있는 천 전시◆

[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단색화가 모노화에서 파생된 것이 아니듯, 한국적 정체성이 살아있는 것이 바로 한국의 미감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담색'이라는 콘셉트를 우리 미술에 적용해야 할 것 같다."

'5월 23일 종로구 자하문로에서 진행된 갤러리 이전 재개관전 설명회에 함께한 최웅철 웅갤러리 대표가 전시 기획 의도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30여년 만에 강남에서 종로구 부암동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웅갤러리 최웅철(한국화랑협회 회장) 대표의 재개관 출사표다.

1987년 강남구 신사동에서 화랑가에 발을 내딛은 웅갤러리가 2019년 5월 부암동(자하문로)에 새 둥지를 짓고 한국미술의 새로운 감상 관점을 제시하는 '담색물성(潭色物性)'이란 기획전을 16일부터 막을 올린다.

최웅철 웅갤러리 대표는 "한국적 정체성을 통해 컬러와 전통 기법을 중심으로 현대적인 작업을 펼치는 작가 7인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며 "붓 위주가 아닌 빛을 담거나 한지를 주요소재로 사용하며 한국적 기법으로 탄생한 자생적 작품들을 집주해 선보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담색물성'전은 한국미술의 다양한 담론들을 확장하는데 기여하려는 최웅철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전시다. 기존의 서양미술사를 중심으로 작품을 감상했던 시각에서 벗어나 '담색'이라는 깊이 있고 색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종로구 자하문로에 재개관한 웅갤러리 2층에 설치된 '담색물성'전 참여 작가 김택상의 작품'.(사진=왕진오 기자)

최웅철 대표는 "빛을 가린 것도 아닌 마치 갓의 역할처럼 반투명성이 한국적 문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의 자생적 기법을 통해 현대화 하는 것이 가장 한국적이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담색'이라 명명하게 됐다"며 "단순히 한 가지의 색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적 물성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을 감상할 때 사용될 수 있는 새로운 사유방식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10~20년을 내다보면서 한국의 새로운 미술 운동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전시에는 구자현, 김택상, 윤형근, 이진우, 이동엽, 장광범, 장연순 등 7인의 작품들이 갤러리 2, 3층을 가득 채웠다. 전시는 6월 15일까지.

'23일 종로구 부암동 웅갤러리 지하 1층으로 이전한 본화랑 '두 가지 시선-이석주, 지석철'전에 함께한 왼쪽부터 본화랑 이승훈대표, 최웅철 웅갤러리 대표, 세리박 브루지에 히가이 갤러리 아시아 총괄 큐레이터.(사진=왕진오 기자)

#본화랑, 극사실주의 1세대 이석주·지석철의 '두 가지 시선'展

웅갤러리와 함께 종로구 부암동으로 이전한 본갤러리(대표 이승훈)가 첫 전시로 한국 하이퍼 리얼리즘의 대표작가인 이석주, 지석철 작가의 '두 가지 시선'전을 16일부터 막을 올린다.

'두 가지 시선'이란 타이틀은 두 작가가 닮은 듯 다른 시선 속에서 자신의 철학과 내적 이야기를 초현실주의적 화면 구성과 극사실주의적 표현기법, 독특한 조형 언어로 담아낸 작품을 상징한다.

단편적 극사실적 묘사를 넘어 이석주 작가의 '말', 지석철 작가의 '의자'와 같은 주요 테마를 비롯한 소재의 다양성과 함께 일상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품들은 두 작가의 조형적 유사성을 한 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기회다.

'사유적 공간'이란 주제의 이석주 작가의 작품은 존재의 사유적 의미를 전달한다. '부재'라는 대주제의 지석철 작가의 작품은 존재와 부재의 의미를 데페이지망 효과를 통해 아름답게 구현하고 있다. 전시는 6월 23일까지.

#프랑스 파리서 서울에 둥지 튼 부르지에-히가이 갤러리 '8,960km'展

아시아 첫 분관을 서울 부암동 웅갤러리 빌딩에 차린 브루지에-히가이 갤러리는 5월 16일부터 존 크래쉬 마토스, 파비앙 베르쉐르, 존원, 무슈 샤, 닉 워커, 라틀라스, 매드 씨, 세트, 셰파드 페어리 작가의 그래피티와 스트리트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종로구 부암동 웅갤러리 1층에 한국 분관을 연 세리박 브루지에 히가이 갤러리 아시아 총괄 큐레이터'.(사진=왕진오 기자)

'8,960km'는 파리에서 서울까지의 거리를 의미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존 크래쉬 마토스(John 'Crash' Matos는) 뉴욕 MoMA를 비롯한 전 세계 17개 미술관에서 작품을 소장할 정도로 살아있는 그래피티의 전설이라고 불린다.

파비앙 베르쉐르(Fabien Verschaere)는 서울시립미술관 '피스마이너스원'전에서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과의 콜라보 작업, 일민미술관 '불멸사랑'전을 포함해 한국에서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또한, 유쾌한 표정의 노랑 고양이 작품을 그리며 무슈 샤(M.Chat)로 활동 중인 토마 뷔유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무슈 샤 고양이'전으로 한국 관람객들과 교감을 이어가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선거 캠페인 포스터로 더욱 잘 알려진 셰파드 페어리, 뱅크시와 함께 영국 브리스톨에서 그래피티를 개척한 스텐실 대가 닉 워커, 아랍과 동양의 캘리그래피를 연구하며 자신만의 독창적 언어를 창작하는 라틀라스, 독일에서 750미터 거대 벽화 작업을 완성한 여성 그래피스트 매드씨, 등 8명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전시는 6월 2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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