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미톡뉴스 DB>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은행이 참여하는 MBK파트너스가 최종 낙점되면서 4대 금융지주 중 3위 자리를 놓고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의 표정이 엇갈리게 됐다. 더욱이 향후 우리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에 나설 경우 업계 재편까지 기대할 수 있게 돼 금융지주 간의 신경전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가 지난 21일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앤컴퍼니에서 MBK파트너스로 전격 변경했다.

업계는 한앤컴퍼니가 최근 KT새노조와 시민단체로부터 탈루 혐의로 검찰 고발을 당하면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지연 문제가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롯데카드 노조의 반대도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롯데그룹은 오는 10월까지 금융계열사 매각을 마무리 지어야 하기 때문에 가격 대신 매각을 완료할 수 있는 시간을 선택한 셈이 됐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 3위 자리를 높고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는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표정도 엇갈리게 됐다.

하나금융은 롯데카드 예비입찰부터 인수 의욕을 드러내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특히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한화그룹이 불참하면서 롯데카드는 하나금융의 품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롯데카드 인수 합병(M&A)를 통해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하나카드의 도약을 꿈꿨다.

하지만 본입찰에서 하나금융은 사모펀드에 밀리며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고베를 마시게 됐다.

더욱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야심차게 준비해온 롯데카드 인수가 무산되면서 당장 비은행 강화 전략도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 주선자에서 인수후보로 진화

반면 우리은행을 필두로 우리금융은 당초 롯데카드 인수 후보로 거론 초자 되지 못했다.

우선 우리금융이 지주체제로 전환하면서 자산 위험도 평가 방식에서 표준등급법을 적용 받게 돼 당장 큰 규모의 M&A에 나설 수 없는 처지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은 당분간 중소형 매물을 중심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동양·ABL 자산운용 인수를 비롯해 국제자산신탁 지분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언급되면서 MBK가 안전장치로 우리은행을 내세웠다.

우리은행은 이번 딜이 IB영업의 일환이라며 관련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이 주선자뿐만 아니라 지분 20%를 확보하기로 하면서 MBK가 인수한 이후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은행 자회사인 우리카드는 신용카드 시장점유율 지난해 말 기준 8.5%로 업계 6위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더욱이 최근 레버리지 비율을 거의 다 사용한 까닭에 중금리 대출 등의 신규 사업에도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야 할 상항이여서 롯데카드 인수 동기가 충분하다는 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양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19.7%로 늘어나 업계 2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자산 규모도 우리카드 9조9831억 원(지난해 말 기준)에 롯데카드 12조6527억 원이 편입될 경우 자산규모는 약 23조 원으로 늘어나 신한카드(29조3500억 원), 삼성카드(23조47억 원)에 이어 업계 3위로 올라서게 된다.

우리금융은 2020년 자산 위험도 평가 방식을 내부등급법으로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여서 이를 적용하게 되면 롯데카드와 같이 위험 자산이 많은 회사를 사들이 여건도 갖추게 된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인수까지 고려할 수 있지만 아직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는 사용자 층이 겹치지 않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미묘한 합의사항 인수 의사는 미궁속

다만 MBK와 우리은행의 합의 사항이 미묘한 관측을 낳고 있다.

우선 MBK의 지분 60%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설정하지 않아 우리은행이 인수의사가 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매각 시 보유 지분을 MBK와 동일한 조건으로 매각할 수 있는 조항을 뒀다.

이는 제3자가 MBK 지분만 인수해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어 자칫 우리은행 지분이 찬밥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지분을 확실하게 팔고 나올 수 있는 안전장치까지 마련한 상황이여서 말 그대로 단순한 지분투자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롯데카드는 금융지주들의 순위싸움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돼 2~3년 뒤 매각에 이목이 쏠리게 됐다.

먼저 우리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에 적극 나설 경우 금융지주 3위 자리를 놓고 우리금융이 다소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더욱이 하나카드는 우리와 롯데가 합쳐질 경우 나홀로 하위권에 머무르는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하나카드의 자산규모는 7조9847억 원으로 우리, 롯데를 제외하고 바로 위인 현대카드 15조9438억 원과는 큰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올해 1분기 하나금융은 일회성비용 등의 문제로 인해 이미 우리금융에 3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우리금융은 1분기 순이익 5686억 원을 기록, 하나금융 5560억 원을 앞섰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이 이제 막 출발한 우리금융의 추격에 3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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