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왼쪽),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대선이 3년이나 남았음에도 차기 대권 주자로 언급되는 정치인들과 관련된 종목 주가가 이들의 말 한마디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분위기에 휩쓸리는 테마주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정치 테마주는 정치 관련 이슈가 발생했을 때 부상하는 정치인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회사 종목을 말한다. 이로 인해 보통 대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가 급등과 급락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움직임은 대선뿐만 아니라 총선도 11개월의 시간이 남은 상황이어서 특이한 현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3년 남은 대선, 이른 기대 몰렸나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낙연 국무총리의 테마주로 꼽히는 남선알미늄은 지난 16일 28.13% 급등했으며 남선알미늄 우선주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달에만 남선알미늄은 2855원에서 3790원으로 32.75% 올랐다.

남선알미늄은 모기업인 삼환기업의 이계연 대표가 이 총리와 친형제 사이여서 관련주로 언급된다.

범여권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총리는 지난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총선 역할론에 대해 “요구할 생각도, 기획할 생각도 없다”면서도 “다만 정부와 여당에 속한 사람이니 심부름을 시키면 따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총선 전면에 나설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상승을 보였다는 풀이다.

이 같은 정치 테마주의 움직임은 범야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행보에도 적용됐다.

황 대표의 관련주로 분류되는 한창제지도 지난 7일부터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황 대표가 지난 7일부터 ‘민생투쟁대장정’을 시작하면서 다음 해 총선 및 차기 대권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창제지는 김승한 한창제지 회장이 황 대표와 대학 동문이고, 목근수 사외이사가 사법연수원 동기로 알려지면서 황교안 테마주로 이름을 올렸다.

한창제지는 지난 7일 2765원에서 이날까지 3400원으로 2주 동안 22.97% 상승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테마주도 강세다. 지난 16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형사1부는 이 지사가 받고 있던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 4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 지사 테마주로 불리는 종목들이 상승했다. 항소심과 상고심 판단이 아직 남아있지만 1심 판단이 그대로 확정되면 정치적 입지가 한층 탄탄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에이텍은 지난 10일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15일 8.97%, 16일 11.76%, 17일 16.84% 등 큰 폭으로 올랐으며 에이텍티앤도 15일 3.27%, 16일 4.88%, 17일 2.33%, 18일 7.73% 등 꾸준히 상승했다.

유시민·안철수, 정계 복귀설 ‘솔솔’

이와 함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주인 보해양조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의 테마주도 정계 복귀 기대감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유 이사장 테마주로 불리는 보해양조는 지난 15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으며 20일에도 7.97% 급등했다. 보해양조 계열사인 창해에탄올도 지난 15일부터 연일 오름세다.

꾸준히 정계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유 이사장이 지난 1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계 복귀설과 관련해 “정치를 하고 말고는 제 마음”이라며 “나중에 제가 (정치를) 하게 되면 욕하시라”고 발언하면서 일각에서는 정계 복귀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현재 유 이사장은 보해양조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더욱이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과의 토크콘서트 중 정계 복귀 요청에 대해 유 이사장은 “원래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즉답을 피해 이를 기대감으로 받아들인 투자자들이 관련주를 사들였다는 판단이 나온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의 6월 귀국 소식도 안철수 테마주를 상승세로 올려놨다. 지난해 9월 독일행 이후 계속되는 복귀 요구에도 묵묵부답이던 안 전 대표가 약 10개월 만에 귀국할 것이라는 한 매체의 보도에 정계 복귀설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안 전 대표의 테마주로 손꼽히는 것은 단연 안랩이다. 안랩은 안 전 대표가 창업한 회사로 현재 안 전 대표는 안랩의 18.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안랩은 안 전 대표의 귀국 소식에 지난 15일 3.00% 상승했으며 16일에도 3.08% 올랐다. 이 외에도 다믈멀티미디어와 오픈베이스도 15일 동반 상승했으며 써니전자는 14일부터 하루를 제외하고 이날까지 연일 오름세를 기록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테마주 투자가 수익을 얻기도 쉽지만 단기적인 이슈로 인해 잃기도 쉽다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한 흐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연구원은 본지에 “정치 테마주는 특이한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종목이기 때문에 섣부르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금융당국도 2017년 3월 ‘시장질서 확립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정치 테마주와 관련된 불공정 거래를 집중적으로 관리·단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정치 테마주로 일컬어지는 종목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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