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이슬 이미지. (사진=하이트진로)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기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의 전환을 골자로 하는 주세 개편안이 내달 발표될 전망인 가운데 각 주종별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서민의 술인 소주값이 인상될 수 있다는 관측에 소비자들의 반발이 큰 상황에서 정부는 가격 인상 없는 범위 내에서 개편안을 마련할 것이라 했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22일 기획재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기재부가 주세 개편을 위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의뢰한 관련 연구용역 결과가 이달 중 나온다. 연구원에 따르면 개편안 윤곽은 어느 정도 나온 상태로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연구 결과를 기재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관련 논의는 5월부터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남기 장관이 최근 "(주류세 개편안은) 오는 5월 초순경 발표할 것"이라며 "소주와 맥주 등 주력 주류 가격이 인상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검토 중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주세개편의 핵심인 국산 맥주 값은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수제맥주와 와인, 위스키, 프리미엄 소주 등의 고급 주류도 대체로 가격이 내려갈 전망이다. 숙성 등 제조 과정에 비용이 많이 들고 고급 병과 패키지 사용 등으로 원가가 높기 때문에 현 종가세 제도에선 세금도 높게 책정될 수 밖에 없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알코올 도수 40도 기준 위스키 주세액은 72.4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소주로 종량세 개편시 출고가 인상이 예상된다. 제조원가가 낮기 때문에 출고가 기준 종가세에서 알코올 1리터당 비율로 세금이 부과되는 종량세로 전환 시 세금이 더 오를 수 있다. 20도 소주를 기준으로 약 10% 세금이 추가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주세법 개편 이후에도 가격 변동이 없게 하겠다고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며 "종량세 적용대상에 포함될 경우 종가세에 비해 세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로 인해 자연스레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해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현재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른 주종과 차별화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3~4년간 소주가격의 인상이 없었던 만큼 주세법 개편 이후 가격 변동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전반적인 생활물가가 올랐음에도 소주값 인상은 없었으며 올해 다시 최저임금이 인상된 점을 감안하면 인건비 및 원재료 가격 인상, 유통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주세법 개정 논의의 핵심인 맥주만 해결하고 나머지 주종에 대해서는 시간을 갖고 논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정철 교수는 "국내 주세법의 경우 선진국처럼 종량세로 가는 것이 맞지만 현재 국내 산업실정 상 모든 주종이 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그동안 공론화와 합의가 많이 진행됐고 가장 시급한 맥주만 먼저 처리를 하고 나머지 주종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한 다음에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가 우선 나와야 하기 때문에 (주세 개편안) 논의 시기에 대해 확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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