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KR에 이어 IMM PE 제휴까지 IB 경험 축적 및 실탄마련 동시 노렸다
- 사외이사 우군 챙기며 차기 회장 선거에도 한발짝…재판은 여전히 ‘변수’

▲ <사진제공=신한금융지주>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파격 행보를 이어가며 가시적인 성과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사모투자펀드(PEF)와의 전략적 제휴로 물꼬를 트면서 실탄과 함께 그룹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 특히 이번 IMM 프라이빗에쿼티(PE)로 사외이사 1자리를 추가하면서 친정체재를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해 차기 회장 선거를 위한 신의 한수가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글로벌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업무제휴(MOU)를 체결한데 이어 지난 25일 IMM PE와 전환우선주 인수계약을 체결하는 등 잇달아 PEF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신한금융은 약 7500억 원의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반면 IMM PE는 전환우선주를 인수함으로써 향후 보통주 전환 시 신한금융 지분 3.7%를 확보하게 돼 주요 주주로서 참여하게 된다. 발행 1년 후부터 4년까지 권리가 부여되는 데 4년 동안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보통주로 전환된다. 인수가격은 4만2900원으로 최종 발행 규모와 발행 주식 수는 4월 중 확정된다.

특히 IMM PE는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닌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만큼 지난 26일 정기 이사회를 통해 신임 사외이사 후보 1자리를 확보했다.

실제 자본시장법상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가 주주로 영입되면 사외이사를 통해 경영에 참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BNP파리바도 일본 BNP파리바증권 대표이사인 필립 에이브릴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신한금융 경영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이번 인수 계약을 통해 향후 추진할 다양한 비즈니스의 강한 동력을 얻었다”며 “금융을 포함한 다양한 업종의 투자 경험을 보유한 IMM PE와 시너지를 극대화 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IB확대 전략, 명분과 실리를 양손에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조 회장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올해 금융업의 업황 등을 고려할 때 침체될 수 있는 내외부 분위기를 투자은행(IB)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조 회장은 평소에도 “자본시장 마인드를 은행에도 심어야 한다. 은행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대출 상품 몇 개를 더 파는 게 우선이 아니라 (리스크는 높지만 수익이 많이 나는) 글로벌 IB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종종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신한금융은 해당 경험이 부족하고 전문 인력 부재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또 지난해 오렌지라이프 인수 등으로 실탄을 소진해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하지만 조 회장이 IMM PE와의 제휴를 통해 실탄도 확보하고 경험을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면서 IB역량 강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한 셈이 됐다.

여기에 지난해 KKR과의 제휴를 체결해 인력 교류 및 자산 운용 제휴를 통해 다양한 사업을 모색하는 것도 글로벌 IB 활성화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조 회장이 추진해온 ‘원 신한’ 전략 역시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제휴를 통해 확보된 실탄을 바탕으로 자본시장 진출뿐만 아니라 국내외 인수 합병(M&A)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아직 국내의 경우 마땅한 매물이 없어 우선 동남아시아쪽 현지 금융기관 인수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은 친정체제를 확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돼 영향력을 더욱 키우게 됐다.

우선 IMM PE의 지분으로 인해 교포 지분을 비롯해 BNP파리바 지분이 과거보다 낮아지면서 조 회장은 전략적인 우군을 확보했다.

전략적 우군, 친청체제 강화 승부수

또 IMM PE의 지분참여로 사외이사 자리가 한 자리 추가 되는 만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의 역할도 기대돼 차기 회장 선거에서의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더욱이 그는 지난해 말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통해 위성호 신한은행장 등 차기 회장 선거에서 유력한 경쟁 상대로 점쳐지는 자회사 CEO들을 대거 교체해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IMM PE가 참여하는 지분은 겨우 3.7%에 불과하다. 기존 주주들 사이에서 변수로 작용하긴 쉽지 않다”면서 “조용병 회장의 차기 회장 선거를 위한 포석보다는 IB역량 강화를 위한 실탄마련으로 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26일 금융당국이 함영주 하나은행장 연임을 두고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똥이 향후 조 회장에게로 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은행담당부원장보 일반은행검사국장 등이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을 만나 “행장 선임을 원칙과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하고 회사 지배구조를 훼손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업계관계자들은 사실상 금융당국이 함 행장의 3연임에 대해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은 현재 채용비리로 재판중인 사항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조 회장 역시 관련 재판 중이여서 금융당국 의중에 따라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함영주 행장에 대한 금융당국 반응이 다소 당혹스럽다”면서도 “아직 진위를 알 수는 없지만 애초에 민간금융사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던 만큼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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