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수정 보완
현대차, 엘리엇 공세 굴복
정의선 부회장, 주주․시장 소통부족
다양한 견해 수용, 주주환원 선순환
▲ <사진@EconomyTalk News>

대차그룹이 29일로 예정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주총계획을 취소하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수정․보완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마련하면서 “주주․시장과 소통이 부족 했었다”고 해명했지만 엘리엇 등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에 굴복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 편향에 재벌개혁만 강조하는 ‘반자본’ ‘반시장’ 기류 속에 재계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다.

정의선 부회장, 지배구조 개편 보완약속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이 21일, 그룹 구조개편안 발표 이후 주주, 투자자, 시장 등으로부터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받아 “겸허한 마음으로 이를 검토, 반영하겠다”고 말하고 “그동안 주주 및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했음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보완․개선함으로써 주주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부회장의 발표는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지지만 솔직히 엘리엇의 공세 이후 고립무원 지경으로 수세에 몰려 온 재벌경영의 현실을 말해준다고 믿어진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28일, 지배구조 개편안을 통해 현대모비스의 A.S. 모듈사업을 분할,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를 최상위 지배회사로 만들어 순환출자 정리, 일감몰아주기 해소 등을 약속했다. 또 오너가 1.6조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 소각함으로써 주가가치 제고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날 정 부회장이 주주와 시장과 사전 소통이 부족했노라고 사과해 곧 행동주의 펀드가 공세를 취할 모양새다.

엘리엇이 한국재벌경영 공격선도

미국계 엘리엇은 이미 한국재벌 시장에 밝은 안목으로 현대차그룹의 분할․합병안이 주주에게 불리하다면서 반대 입장을 선도했다. 이에 글로벌 자문회사인 ISS, 글래스루이스 등이 뒤따르고 국민연금과 계약된 한국기업지배연구원마저 동조하는 모양새로 드러났다.

당초 재벌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던 공정거래위에서도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을 긍정했다. 또한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일찍이 행동주의 펀드들이 “한국시장에 적극 진출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주장했던 교수 출신 ‘재벌공격수’이다.

이 같은 한국재벌시장에 엘리엇이 진출하여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시 국민연금의 찬성의견 결정에 박근혜 정부의 부당 개입으로 자신이 큰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 7,000억대의 ISD(투자자-국가간 소송) 소종제기 방침을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다시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공격한 것은 바로 국민연금의 찬성의견을 막기 위한 방침이 아니냐고 관측된다. 그리고 글로벌 자문사에 이어 국내 자문사들마저 동조하고 나선 것은 엘리엇의 단기 주주이익 편에 섰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현대차그룹 등 재벌경영 측면에서는 장기비전에 맞는 장기투자가 바람직하기 때문에 기업경영을 압박하여 주가를 올렸다가 거액을 챙겨 떠나려는 투기자본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현대차그룹이 엘리엇의 공세에 밀려나고 있지만 강성의 노동계 목소리가 우위를 차지하는 친노동 정부 하에서 재벌 경영권 방어를 도와주는 법과 제도의 도입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과연 이 같은 재벌경영의 고군분투를 두고만 봐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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