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대표, 민노총 '고집불통' 양보몰라
회장단 교체 경총마저 노동계주장 동조

상여금등 최저임금 포함
'산입범위' 국회논의 무산
홍영표대표, 민노총 '고집불통' 양보몰라
회장단 교체 경총마저 노동계주장 동조
▲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사진@홍영표 공식블로그>

성 노동계의 무한투쟁 논리에 국회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논의’가 무산되고 말았다. 국회 환노위의 고용노동소위가 지난 21일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을 깊이 논의했지만 “민노총과 한국노총에 이어 경총마저 국회 논의를 중단하고 다시 최저임금위원회로 돌리라”고 주장함으로써 거의 파국을 맞은 꼴이다. 이날 밤늦게 환노위 위원장실에서 나온 노동계 출신인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노총 김경자 수석부위원장과 설전을 벌인 것으로 자세히 보도된바 있다.

노동계, ‘최저임금위로 넘기라’에 경총 동조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이행 차원에서 올해 최저임금 시급(時給) 7,530원으로 인상 이후 중소기업․자영업계 및 시장에서 아우성 반란이 극심했다. 이에 민주당과 한국당 등 여야가 매월 지급되는 상여금과 현금성 숙식비 등을 여기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강성의 민노총은 이를 ‘개악’이라 주장하며 국회에서의 논의를 중단하고 최저임금위원회로 넘기도록 요구했다.

이 같은 민노총의 주장에 경영계를 대변하는 경총마저 동조했으니 일종의 이변(異變)으로 관측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상여금 등의 최저임금 포함론 등을 8개월이나 논의했지만 합의가 안 돼 국회 논의로 넘겼던 사안이다. 당시 어수봉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상여금 포함’ 개인 소신을 밝혔다가 민노총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기도 했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위원들의 임기 만료로 새로운 위원 27명을 위촉(위원장 류장수 부경대 교수)했지만 공익위원 9명이 대부분 친노동, 문재인 캠프 출신 등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우자동차 노조로부터 투쟁경륜을 쌓아온 노동계 출신으로 국회 환노위원장을 맡아 합리적 노사관계 조정에 앞장 서 왔다. 그렇지만 홍 대표는 자신이 몸담았던 민노총이 지나치게 투쟁위주가 아니냐는 비판적 발언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투쟁위주 민노총 ‘고집불통’ 양보 몰라

이날도 홍 대표는 민노총 김경자 수석부위원장과 입씨름을 통해 “누가 봐도 불합리한 건 고쳐야 하지 않느냐, 민노총만 해도 임금수준이 높지 않느냐, 너무 민노총이 ‘고집불통’이라 양보할 줄 모른다”고 쓴소리를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수석부위원장은 “국회 논의를 중단하고 몇 달 뒤에 다시 하자는 것인데 믿고 (최저임금위에) 맡기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응수했다지만 홍 대표가 듣기로는 말이 되지 않았다.

최저임금위가 임기 만료로 새로 구성되어 지금 다시 처음부터 논의해 봐야 일정상 ‘결말 안 나는 끝없는 논의’만 되풀이가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홍 대표는 “지금이 바로 국회가 결론을 내려야 할 때”라고 주장하며 “민노총과 한국노총만 있느냐, 양대 노총 조합원 합쳐봐야 200만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조직률 10.2%에 지나지 않는다. 국회는 미조직 노동자들도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박한 것이다. 경영계가 듣기로는 공정․투명․중립적 논리이지만 문제는 노동계가 듣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상균 전 위원장, 가석방 출감 투사회귀

‘투쟁을 통한 획득’을 신조로 삼는 민노총이 홍 대표 주장에 수긍하지 않았다. 이날 민노총은 국회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관한 논의를 최저임금위원회로 넘기지 않겠다고 하자 “향후 노사정위원회 대화 등에 불참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설득에 따라 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복귀한지 4개월 만에 다시 투쟁으로 전환한다는 뜻이다.

민노총은 즉각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 캠프 15곳에서 농성에 들어가고 한국노총도 국회 논의 중단 결의대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1일 가석방으로 화성교도소를 나온 한상균 전 민노총 위원장은 즉각 투쟁을 선언했다. 이날 그의 가석방 환영을 위해 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 100명이 교도소 앞으로 출영, ‘귀환투사 환영’ 환호성을 올렸다.

한상균씨는 지난 2015년 11월, 광화문 민중총궐기대회를 주도하며 경찰관 90명 부상, 경찰버스 52대를 파손시킨 불법행위 등으로 조계사에 피신했다가 체포되어 3년형을 선고받고 수형 중이었다. 그 뒤 김명환 민노총위원장 취임 후 한상균씨의 가석방을 줄기차게 요청하여 이날 풀려난 것이다.

경총 부회장 교체후 ‘친노동 편향’ 이변

경영계가 볼 때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민노총 주장에 동조하여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을 다시 최저임금위로 넘기라고 주장한 것은 이변이자 돌변이다. 아마도 경총 회장이 임기도중 사퇴하고 CJ그룹 손경식 회장과 고용노동부 출신 친노동 송영중 상임부회장 체제가 들어선 후 ‘친노동’ 편으로 기울어진 지도체제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경총의 전임 박병원 회장, 김영배 상임부회장은 ‘비정규직 제로화’ 방침관련 회원사들의 입장을 대변했다가 문 대통령으로부터 “경총부터 반성하라”는 지탄 받고 집권당으로부터 “양극화의 주범”이라는 비난을 받아 임기도중 사퇴하고 말았다.

이에 후임 회장단을 찾지 못해 원만한 화합형 손경식 회장을 추대하고 상임부회장으로 전남 장성 출신, 고대, 행정고시,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을 역임한 송영중씨를 영입한 것이다. 송 부회장은 고용부 퇴임 후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을 거쳐 산업기술대 석좌교수로 활동했지만 친노동, 친문계로 영입된 모양으로 비쳐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경총이 민노총 주장에 동조하자 뒤통수를 맞았다고 논평하고 이는 결코 경영계의 입장 대변이 아닌 일방적인 돌출행위라고 비난했다.

최저임금에 주휴수당 합치면 곧 1만원

민노총은 문 정부의 친노동정책 편향에도 아직 박근혜 정부의 ‘노동적폐’는 미 청산이라 주장하고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2020년이 아닌 올부터 당장 시행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초강성이다.

반면에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최저임금 시급 7,530원도 주휴수당을 합치면 9,045원에 이르러 이대로 계속 인상해 가면 2020년에는 1만원을 넘어 1만2,011원이 된다고 계산한다. 한경연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15.2%만 올려도 8,678원, 여기에 주 40시간 근로기준으로 주휴수당 1,745원을 더하면 사업주 부담 실질 최저임금은 1만423원이라고 계산한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