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이후 '약속위반'
탈북자들 신변불안 사태
▲ 4.27 판문점 선언. <사진@美CNN방송화면 캡쳐>

북 정상회담을 눈앞에 둔 시점에 북측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행사에 각국 언론을 초청하면서 한국 취재단만 명단접수를 거부하니 웬 일인가. 북의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4.27 판문점 정상회담 시 한국 언론 초청을 약속해놓고 그 사이 무슨 변고라도 생겼다는 말인가.

북측, JTBC가 조작 모략극 폭로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행사에 한국 언론 초청을 거부하는 것은 김정은의 약속위반이자 ‘판문점 선언’의 실천의지가 없음을 말해준다. 북측은 아마도 탈북 여종업원의 국정원 기획탈북설 및 태영호 전 런던주재 공사의 회고록 출판을 빌미로 한국 취재단의 명단마저 접수를 거부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북의 조선적십자회 중앙회 대변인 성명이 이를 말해준다. 이 성명은 “남조선 JTBC 방송이 집단 여종업원 탈북이 조작 모략극이라고 폭로했다”고 주장하고 “박근혜 정권이 감행한 반인륜적 만행의 관계자들을 엄중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JTBC 방송 이후 북의 대남선전 매체나 한국의 ‘민변’ 등이 이를 인용한 행태와도 같은 성명이다.

북의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JTBC 방송 이후 줄기차게 여종업원들의 집단탈북을 ‘국정원의 기획탈북’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또 ‘민변’은 지난 2016년 총선 승리를 위해 국정원이 ‘천인공노’할 납치극을 단행했다고 단정하고 이병호 전 국정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탈북 여종업원이나 태영호 전 공사를 북으로 송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으니 탈북자들이 동요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3만여 탈북자들 신변안전 보장하라

북한인권단체총연합 등 탈북자 단체 30여 곳이 지난 19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3만여 탈북자들의 신변안전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 역시 JTBC 방송이 여종업원 집단탈북 관련 미확인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방송한 여파가 아닌가.

탈북자동지회 서재평 사무국장이 “지금 탈북자들은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며 탈북자들이 겪고 있는 고달픈 심정을 대변했다. 북측은 그동안 탈북자들을 배신자, 반역자 등으로 규정하며 통일이 되면 가장 먼저 민족의 심판대 위에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사회 내부의 친북․종북세력에서는 탈북자들을 ‘통일의 걸림돌’이라고 비난해 왔다.

지금 남북이 화해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목숨을 걸고 탈북하여 북의 인권유린 등을 고발한 탈북자들이 신변불안을 겪도록 두고만 볼 수 있는 문제인가. 특정 종편 방송이 여종업원의 집단탈북을 ‘국정원의 기획탈북’이라는 내용을 방송했다고 이를 사실로 확정할 수 있는 일인가.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준비되고 있고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와 회담을 위해 21일 출국했다. 이와 관련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CVID)가 합의되길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 북측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행사를 예정대로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이를 말해준다. 그렇지만 뒤늦게 북측이 탈북자 문제를 핑계 삼아 풍계리 행사장 취재마저 거부한다면 ‘판문점 선언’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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