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회고록, 국회연설 ‘매국노’ 폭언
북측, 고위급 회담 중지사태 원인 지적

목숨 건 '망명신분' 불안 소동
‘북송하라’ 친북세력들 난리
태영호 회고록, 국회연설 ‘매국노’ 폭언
북측, 고위급 회담 중지사태 원인 지적
▲ 태영호 저서의 '3층 서기실의 암호' 책 커버.

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을 때 북측을 자극하는 언행을 되도록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그렇지만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으로 망명해 온 전직 북한 고위층의 신변을 불안케 하는 국가적․사회적 압력은 옳지 못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주장한다. 북측은 태영호 전 영국주재 공사를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하고 친북․종북세력권에서는 그를 ‘북송하라’고 주장하니 수많은 탈북자들과 함께 신변불안에 떨고 있지 않겠는가.

‘고위급회담 중지시킨 사태’ 남조선 책임?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북측은 지난 16일로 예정된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재고’까지 꺼내 들었다. 북의 조평통 리선권 위원장 명의의 17일자 성명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 정권’과 다시 마주앉기는 쉽지 않다고 강경한 입장을 제시했다.

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사태란 북이 침략전쟁 연습이라고 주장하는 한․미연합 ‘맥스선더’훈련 및 ‘인간쓰레기’ 태영호 출판․회견을 뜻한다. 특히 태 전 공사의 회고록 ‘3층 서기실의 암호’는 북한 노동당 중앙청사 3층 김정은 집무실을 보좌하는 비서실 역할이니 민감한 내용이 실려 있을 것은 물론이다.

조평통 성명에 앞서 북한 외무성 김계관 제1 부상이 ‘개인 담화문’이란 이름으로 “미국이 핵 포기만 강요하면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고 성명했다. 이는 결코 개인 담화문일 수 없고 김정은의 속셈이 아닐까. 김계관은 김정일 시대 북핵 협상 핵심 브레인으로 대를 이어 핵관련 충복노릇을 한다.

김계관은 존 볼트 미 국가안보 보좌관의 ‘CVID식’, ‘리비아식’ 핵 포기 강요에 분노하는 모양이다. 존 볼트는 ‘선 핵 포기, 후 보상’ 원칙하에 ‘완전․검증가능․되돌릴 수 없는’ 핵 포기에 핵뿐만 아니라 미사일, 생화학 무기 등을 망라하여 미국의 테네시 오크리지 기지로 뜯어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북측은 ‘리비아식’이라면 핵 포기 후 카다피가 피살된 사실을 떠올리며 “체제보장 없이 핵 포기만 강요하면…”이라고 반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시진핑과 회담 후 ‘우리는 동지사이’ 과시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 정상회담 후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수용하자 환호성을 울렸다. 북․미 정상회담은 일거에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제보장, 경제개발 등을 획득할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았을까.

폼 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 김정은을 만났을 때 “현재 수준의 미군 주둔은 양해한다. 앞으로 평화체제가 되면 미국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북․미 정상회담에 모든 기대를 걸었던 그가 왜 갑자기 남북 고위급회담을 취소하고 북․미 정상회담 재고까지 끄집어냈을까.

김정은이 중국을 전격 방문,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갖고 ‘우리는 동지사이’임을 과시하면서 “내편에 중국이 있고 시 주석이 있다”고 선포했다. 이때 미국이 ‘핵 포기만 강요한다면’에 대한 시 주석의 훈수와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받지 않았을까.

이런 구도 하에 북측은 ‘남북 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사태’를 말하고 “제정신 없이 놀아대는 남조선 당국에 책임이 있다”는 말로 문재인 대통령이 앞장서서 해결토록 촉구한 것이 아닐까. 북측은 이 사태 속에 한미연합 ‘맥스선더’훈련보다 그들의 ‘최고존엄’ 관련 민감한 사항을 밝힌 태 전 공사 출판을 더욱 중대시 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고록에 나타난 북측 ‘최고존엄’의 성격

태 전 공사의 지난 14일 국회 연설은 자유한국당 소속 심재철 국회부의장 초청으로 이뤄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대북 적대행위’라고 비판하고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코너에는 ‘태영호를 북송하라’는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는 상황이다.

‘3층 서기실의 암호’(기파랑)는 출간 사흘 만에 초판 1만부가 매진됐다고 하니 입소문도 엄청나게 퍼져 나왔을 것이다.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그의 국회 연설도 많은 반응을 불러 친북․종북세력권이 반발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회고록 출판 기자회견을 통해 책 속의 민감내용들이 신문에 보도됐다. 이에 따르면 김정은은 성격이 조급하고 즉흥적이자 거친 편이다. 지난 2012년 외무성 신년회 때 김정은이 외국처럼 ‘입식연회’로 하라고 지시하고 부인 리설주와 팔짱도 끼어 앞으로 많은 변화를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해 말부터 ‘공포정치’가 시작되어 고모부 장성택을 총살하고 이복형을 독살했다. 이어 수많은 연루자들을 처형하거나 시골로 하방시켰다.

김정은은 금수산 기념궁전 리모델링 공사 때 “광장의 흙을 3m 파고 그 흙을 다시 구워 깔라”고 지시했지만 국가산업미술지도부 국장이 1.5m만 팠다가 총살되고 말았다. 또 2015년 자라 양식공장 현지 지도 왔을 때 지배인이 “전기와 사료가 부족하여 자라들이 죽었다”고 보고한 후 역시 총살됐다.

이처럼 북의 ‘최고존엄’의 비행을 고발한 ‘3층 서기실의 암호’ 출판을 두고만 볼 수 있겠는가. ‘전쟁반대 평화실천 국민행동’, ‘우리끼리 하나되기 운동본부’ 등이 기자회견을 통해 ‘매국노 태영호 추방’, ‘심재철 부의장 사퇴’, ‘남북 고위급회담 거부원인 맥스선더훈련 중단’ 등을 촉구했으니 바로 북측 주장과 다를 것이 없다.

최근 정부와 집권당 및 친북세력권의 대북 저자세를 보라. 정부는 북측이 두려워하는 대북확성기 방송철거,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도 금지하고 민변은 중국의 북한식당 여종업원들의 집단탈북을 국정원의 기획․공작이라 단정하고 종북주의자들은 그들을 북으로 송환하라고 요구한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를 보며 태영호씨는 물론 3만 명이 넘는 탈북자들의 심경이 어떤 지경일까 당국은 헤아려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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