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톡=왕진오 기자] 알렉상드르 카바넬은(Alexandre Cabanel, 1823∼1889)은 역사나 신화를 주제로 하는 작품뿐만 아니라, 초상화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 알렉상드르 카바넬, ‘켈러 백작 부인의 초상'’. 99 × 77cm, 캔버스에 유채, 1873.RMN-Grand Palais/Musée d'Orsay - GNC media, 2016

초상화라는 장르는 르네상스 이후 개인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크게 발전하게 됐고, 사진이 그 역할을 대체하기 전까지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19세기 중반에 이르면 주인공이 소유한 물질직인 풍요를 과시하는 한편으로 개성을 이상화해 재구성하는 섬세하고 완벽하게 마무리된 초상화가 파리의 중산층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게 됐다.

생-이브 달베이드르의 부인이었던 켈러 백작 부인을 모델로 그린 이 초상화에서도 주인공은 마치 고대 조각상같은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깃털로 장식한 높이 올린 머리와 화려한 장신구, 그리고 팔에 두른 담비는 백작부인의 재력을 과시적으로 보여주는 한편으로, 위엄을 더하는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남성의 초상화에는 주인공의 개성이나 관심사, 직업 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여러 장치들이 배경에 등장하지만, 여성들의 초상화에는 그러한 장치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카바넬은 특히 이러한 부르주아 여성들의 초상화로 명성이 높았다. 하지만 카바넬은 이미 역사화와 장식화들로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판매를 위해 초상화를 그릴 필요가 없었다.

대신 그는 유력 인사들과의 친교를 다지기 위한 선물용이나 살롱 전시용으로 초상화를 그렸다.

1873년에 그려진 이 그림 역시 생 이브 달베이드르 부부를 위해 선물되었다가 1909년 국가 소유로 귀속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편, 알렉상드르 카바넬의 '켈러 백작 부인의 초상'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2017년 3월 5일까지 진행되는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전’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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